본문 바로가기

제주살이/제주생활정보

제주일년살기 : 이주 19일차 동네한바퀴

반응형

목요일부터는 눈과 비소식이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또 고립아닌 고립 생활이 예상되니 답답할 몇일 전에 산책이라도 나가서 바깥바람 좀 쐬어야겠다 오늘 기온은 영상 4도. 육지생활에 비하면 많이 따뜻한 날씨. 다행히 햇살도 좋다. 동네구경을 제대로 못했으니 오늘은 동네한바퀴다

제주일년살기 : 정실마을 동네한바퀴 Living in Jeju Island for a year : A roundabout Jeongsil Village https://youtu.be/H_HDUBpnypI

(동네한바퀴 영상은 주소 클릭클릭!)

밖에 나갈때만큼은 아주 기분이 최상인 라온.
오늘도 산책 후에 꿀잠 잤으면 좋겠다.

동네구경 나오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도대체 이런나무는 누가 심은걸까? 멋있네 진짜!!!

나뭇잎을 압착한마냥 이렇게 그린듯이 생길 수 있을까하면서 셔터를 눌러본다. 참새들의 짹짹소리에 라온이도 좋아하고... 아무도 없이 우리 단둘이서만 걷는 이길이 너무 좋다.

제주도 이주하면서 늘 꿈꾸던 것! 구옥을 사서 이쁘게 리모델링해서 살고싶다... 라고 와이프가 노래를 했지만 나역시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하다. 제주특성상 리모델링 비용자체가 높을 뿐더러 땅값도 많이 올라서 그냥 상상의 나래만 펴본다. 이집이 그렇다.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펴게끔 하는 마당이 딸린 구옥.

바로 앞엔 한라산도 보이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해서 햇볕도 잘들 것 같은 그런 집! 제주도 어딜 가더라도 계속 이런집들이 눈에 들어오게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이 커다란 벽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마을을 지나오면서 보던 돌담과는 스케일 자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치 성벽이라도 만든 것 마냥.

오르고 오르니, 이 광경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탄의 극치가 아니던가! 이 넓은 초지의 흙을 감당하기 위해 그 큰 돌담이 필요했던 것이었나보다. 저멀리 한아산과 커다란 태양과 구름 한점없는 하늘, 그리고 드넓은 초지가 만들어 내는 이 풍경화는 내가 작가인 것이더냐.

이런 풍경화는 눈에 보이는 것만큼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그 느낌의 어느 정도는 가지고 가지 않을까? 이런 자연을 느끼게 해준 오늘에 감사한다.

한라산을 “할로할로”라고 하면서 이제 말이 트이려는 라온이도 멀찍이 그려져있는 한라산을 바라다본다. 어제 서울에서 같이 회사다니던 동료를 만났다. 캐나다 이민 갔다가 다시 돌아왔길래 “왜 제주도에?”라는 물음에 “서울이 싫어서..” 그렇다 나 역시 그게 싫어서 22년간의 서울생활을 접고 지방을 전전하다가 이곳으로 넘어온 것인데, 물음 자체가 바보같았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래도 애들은 서울의 화려함을 좋아하긴 하더라”라고. 어쩌면 우리는 그 복잡함, 답답함을 견뎌오고 버텨오다가 지쳤기에 지금 이곳이 좋을 것인데, 이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은 예전의 우리가 그러했듯이 서울을 동경하게 되는 모습에서 사람의 인생이란 것은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우리 라온이도 어느 정도 크게되면 그리될까? 그건 나중 문제고 지금은 지금 순간만 생각하자

요즘 말이 트이면서 영어공부를 무척이나 많이 하신다. “컬러”라는 단어와 “붸~드(레드)” “퍼플” “브라운” 등 마냥 안좋을 거라고 얘기하던 유튜브 덕에 조기교육이 잘되는 걸 수도....
(이거는 이래서 안좋고 저거는 저래서 안좋다고 하는 육아전문가들의 의견도 어느날은 그게 나쁜거라는 얘기로 탈바꿈 되기도 해서 아이의 교육에 대해 정석이라는 그들의 방식을 따르기보단 그냥 너무 과하지 않고 아이가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선에선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해주고 싶다. 단, 4가지 있는 사람으로 크는 기준 안에서 말이다.)

길거리 지날 때마다 보이는 나무들이 한폭의 풍경화다. 나무들이 어찌 이렇게 자라났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 우리 라온이는 저 잩을 가로질러 흙탕물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제엔장...

지나가는 길에 멍멍이가 자기를 불러서 멍멍이에게로 가야겠단다. 거기는 길도 아니오, 철조망이 쳐져있는 낭떠러지인데도 겁없는 이녀석은 직진본능만 살아있다. 강제로 돌려세웠더니 나라 잃은 애국지사마냥 대성통곡을 한다. 멍멍이가 그렇게 좋으니? (도리도리만 배운 그에겐 긍정도 도리도리..)

돌아오는 길엔 낮잠을 잘 시간이라 잠투정까지 겹쳐서 지옥을 경험하며 갔던 길을 되돌아왔다. 추운날씨인데도 너무 강렬한 태양덕에, 무거운 24개월짜리를 들춰업은 덕에 땀이 삐질삐질한다. 그래도 이 풍경은 너무나 예뻐서 다시한번 찍어야했다.
다음에 컨디션 좋을 때 한번 더 다녀올 곳이 생겨서 좋다. 정실마을 괜찮네~

반응형